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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SBS는 국내 미디어 회사 중 재벌가 출신인 CJ를 제외하고 가장 탄탄한 저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이면서 동시에 유일한 상장사인 매우 독특한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최근 KBS에서 수신료 논란이 있었던 것과 달리 재원을 100% 광고와 자체 사업으로 발굴하고 있기 때문에 재원 논란에서 자유롭다. 오히려 방송발전기금 등을 통해 사적 영역에서 번 돈을 공적 영역으로 헌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SBS 임원인사를 보면, 당분간은 주가를 올릴 의지도, 회사를 회사로서 키울 생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임원인사 덕분에 이 회사의 경영직이 '거세된' 채로 지내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경영직 출신, 그리고 금융권에서 이직했다고 알려져 있는 인물이 경영본부장이었다. 그는 경영과 광고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었다. 새롭게 경영본부장에 오른 인물은 시사교양 PD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미디어 '회사'라면 제작과 경영이 각각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야한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한 보직을 해당 방송사는 제작 출신 인재들을 주요 보직에 앉히기 위한 트레이닝 자리로 사용하고 있다.
 
 조직 내부의 젊은 직원들도 이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경영 파트와 협력을 할 때 제작 출신 보직자들이 있는 경우 전문성이 떨어져 일이 매끄럽지 않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MBC의 상황은 다르다. 지배 구조상 정부와 너무 맞닿아있는 것이 MBC의 한계이지만 조직 규모가 큰 덕분에 경영직들이 경영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러 자리로 진출하고 있고, 전문성의 영역이 명확하다. 그렇기 때문에 바깥에서는 망하기 일보 직전인 회사처럼 알려져 있지만 사업구조가 매우 탄탄하다. 실제로 MBC는 광고 외에도, 컨텐츠를 기반한 여러 사업이 활성화 되어있다. 방송가에 잘 알려져 있는 MBC의 막대한 부동산 자산은 말할 것도 없고, 컨텐츠를 기반으로한 각종 MD상품(feat. 무한도전, 나혼자산다) 이 활성화 되어 있으며  어린이들의 직업 체험 놀이터인 키자니아 등 바깥에 잘 알려져있지 않은 사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Digital Transformation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는 NYT가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한 결심은 경영의 영역에 경영 전문가를, 제작의 영역에 제작 전문가를 앉힌 것이다. SBS가 스스로 알린 것처럼 '글로벌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경영이 거세된 조직부터 바꾸어야 한다. 이제는 주주들이 요구해야할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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